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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8220 2011.03.06 22:55
이명박 정부와 조용기 목사의 수쿠크 대결을 보며
newsdaybox_top.gif 2011년 03월 02일 (수) 21:04:06 [조회수 : 573] 이철호 newsdaybox_dn.gif

수쿠크(Sukuk).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아랍어를 모르니, 어떻게 읽는 것이 바른 것인지도 모르겠다. 일단 한국 언론에선 수쿠크라고 읽고 쓴다. 이슬람 채권이라고 바꾸어 쓰기도 한다. 이슬람권에서 일종의 채권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국채 혹은 회사채를 생각하면 그 종류도 많고 복잡해지니까 좀 단순화해서 쉽게 설명을 해보자.

서울에 사는 이 아무개 장로에게 서초동에 있는 5층짜리 빌딩을 하나가 있다고 치자. 빌딩 이름은 그냥 영포빌딩이라고 해두자. 지하는 안마시술소에 임대했다. 장로가 어떻게 안마시술소에 임대해줄 수 있냐고 주변에서 떠드는 게 피곤해, 근사한 커피전문점을 직영을 해볼까 하고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돈이 모자란다. 이런 경우 한국 같으면 대충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1. 은행에 간다. 지점장 방에서 대출을 문의한다.
2. 빌딩을 담보로 하고 대출을 받는다.
3. 대출받은 돈으로 커피점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오픈, 운영한다.
4. 수익의 일부로 원금과 이자를 매달 갚아나간다.
5. 원금을 다 갚으면 은행과의 거래가 종료된다.

그런데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를 따르는 이슬람권은 '이자 수익'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다른 방식으로 돈을 빌리고 그 대가를 치를 방식이 만들어지고 통용된다. 그게 수쿠크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무라바하, 이지라, 무다라바, 무샤라카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단순하게 알아보자.

1. 투자청 (Special Purpose Vehicle/SPV)에 간다.
2. 영포빌딩을 투자청에 매각한다.
3. 투자청은 투자자를 모집해 빌딩 매입 자금을 확보하고 이 장로에게 빌딩을 임대해준다.
4. 투자청은 투자자에게 투자했음을 증명하는 증서를 발행해준다. 이것이 수쿠크이다.
5. 이 장로는 빌딩 임대료를 매달 투자청에 낸다.
6. 투자청은 임대료를 투자자에게 배당금 형식으로 배분한다.
7. 정해진 기간 동안 임대료 납부가 완료되면(즉 원금과 이자를 다 갚으면), 투자청은 이 장로에게 빌딩을 다시 매각한다.

과정은 상당히 복잡해 보이지만, 사실 이자수익을 금지한 이슬람 율법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가톨릭이 지배하던 중세 시절, 금요일에 육고기 섭취를 금지한 율법을 피하기 위해 양다리를 우물에 넣었다 건져서 물고기라고 우기며 먹었던 프랑스 카톨릭 귀족들과 비슷하다.

 

이슬람의 대출과 이자 제도가 한국이랑 무슨 상관인가?

어쨌든, 이슬람에서 대출과 이자를 둘러싼 제도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운영되는가 하는 것이 한국에 뭔 상관이란 말인가?

외환위기 사태 이후 2009년 8월 기획재정부는 수쿠크에 면세혜택을 주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오일머니를 끌어 들이기 위해 필요하다는 논리였는데, 기획재정위 조세소위원회에서 부결된다. 이후 정부는 2010년 9월에 다시 개정안을 제출한다. 이번에는 소위를 통과했지만 기획재정위에서 부결된다. 정부는 12월에 다시 개정안을 제출하고, 2011년 2월에 기획재정위에서 논의하기로 여야 간 합의했다. 하지만 여기서 기독교계가 적극 개입을 시도했고, 현재도 표류 중이다.

 

수쿠크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조용기 목사

수쿠크가 최근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이유는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발언 덕분이다. 조 목사는 며칠 전 "정부가 이슬람 채권법을 계속 추진할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일부에선 일개 목사가 대통령 하야 운운했다고 코미디 한 편 보듯 하던데, 청와대 입장에선 이게 좀 심각하다. 조용기 목사가 누군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우고 세계에서 최대 교회로 키운 사람이다. 등록교인만 60만 명에 달하고, 서울·수도권에 21개 지성전(支聖殿)을 갖고 있다. 한국의 보수 기독교를 대표하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현 정권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무엇인가. 바로 보수 기독교 + 숭미주의자 + 반공주의자 들이다. 보수 기독교가 MB 정권에서 등을 돌리면 이명박 정권이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불문가지다.

결국 둘 사이에 어떤 협상 혹은 협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조용기 목사가 한 발 물러섰다. 조 목사는 27일 오후 해명서를 발표해 "수쿠크 법안 문제로 대통령 하야운동까지 진행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처럼 보도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궁극적으로 이슬람 자금의 유입이 국가와 사회에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일 뿐 대통령의 하야를 의도적으로 거론한 것이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설교에서 "하나님의 나라와 의에 저항하는 것은 절대로 들여와선 안 된다"며 '이슬람채권법'에 대한 반대 견해를 분명히 하면서 "하나님의 주권에 저항하면 반드시 죽는다. 역사를 통해 하나님의 교회와 사역자에게 대적하고 성한 사람이 없다. 교회에 대적한 국가나 개인은 반드시 망했다"고 말했다. 한 편인 듯한 둘이 서로 싸우는 형국이다.

 

조용기 목사는 수쿠크가 왜 싫을까

헌데, 정부는 왜 수쿠크에 면세혜택을 주자는 것일까? 앞서 한국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와 수쿠크의 예를 들었는데, 이를 다시 한 번 보자. 돈을 빌리고, 이자를 내고 이런 것은 큰 그림에서 보면 양쪽이 같다. 그런데 수쿠크 방식에 다른 점이 있다. 실제 부동산의 소유권 이전이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가령, 이 장로에서 투자청으로, 다시 투자청에서 이 장로로 소유권이 이전된다. 따라서 부동산 소유권 이전에 따른 세금들(양도소득세, 부가가치세, 취득·등록세 등)이 붙어, 사실상 다른 채권에 비해 수익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세법에는 달러 표시 외화 채권에는 이자 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조항이 있다.

다시 말해서 정부가 추진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수쿠크를 다른 외환채권과 비슷하게 취급하도록 하는 개정안인 것이다. 보수 기독교계에선 이걸 특혜라고 주장하지만, 특혜일리만무하다. 단지 이슬람계의 돈이 한국에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싫은 것이다. 이슬람계가 그리 싫으면 어떻게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 이슬람 국가가 생산한 석유를 넣고 다니는 지 궁금할 따름이다.

 

정부가 수쿠크에 목을 매는 까닭은

정부가 보수 기독교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 개정안 통과에 목을 매는 이유도 재미있다. 비록 이 개정안 추진이 이미 2009년에 시작됐지만, 더 다급해진 이유는 아랍에미레이트 원전 수주와 무관치 않다. UAE 원전을 수주하면서 언론에 알려진 대로 이면계약이 있었다. 원전 건설에 필요한 비용 조달을 한국 정부가 책임진다는 것인데, 이러다 보니 한국 정부로서는 비싼 이자를 주고 다른 국가에서 자금을 조달하느니(한국의 신용 등급은 UAE보다 낮다. 따라서 비싼 이자를 주어야만 한다), 중동의 오일머니를 끌어들이는 게 절실해진 것이다.

한나라당은 기독교계의 반대를 이유로, 민주당은 UAE 원전 건설의 수단이라는 이유로 반대를 한다고 하니 정부안대로 통과가 되기는 힘들 것 같다. 주판만 두드려 보자면 한때 미국 경제를 떠받쳤던 recycling oil money 기회를 날리는 것은 아닌가 싶다.

 

수쿠크~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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